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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이후가 되면 뇌세포 감소로 인해 기억력이 저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기억력 감퇴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거나 해마다 건망증이 심해진다면 주의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서는 뇌를 쓰거나 기억하려는 의지가 이전에 비해 덜하기 때문에 관련 질환이나 증상에 대해 더욱 신경써야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단 건망증과 치매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차이점을 숙지해야 한다.
건망증은 뇌가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기억해야하는데 상대적으로 기억용량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다수가 일시적으로 기억을 못하다가 여러 가지 단서를 주거나 누군가 귀띔을 해주면 다시 기억할 수 있다.
건망증은 주로 우울증이나 불안신경증, 불면증, 폐경후증후군 등의 질환을 가진 중년 이후의 주부(주부건망증)나 기억할 일이 많고 걱정거리가 많은 중년남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최근엔 스마트폰 이용 급증과 스트레스 심화로 인해 30·40대의 젊은 남성들에게서도 건망증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치매는 어떤 기억을 영구적으로 잊어버리는 ‘질환’이다. 현상으로 나타나는 건망증과는 차원이 다르다. 치매의 가장 큰 특징은 이전에 했던 일상생활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행동이상과 인지기능장애가 나타나야만 치매에 해당된다. 대다수가 60대 이후 노년기에 접어들어 증세가 악화된다.
최근 한 남자 개그맨이 진단받아 이슈가 된 경도인지장애는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단계라고 할 수 있다. 정상인에 비해 기억력은 저하됐지만 예전에 했던 일상생활은 가능해 치매로 보기는 어려운 상태다. 예를 들면 주변에서 ‘너 요즘 왜 이리 건망증이 심해졌어?’라고 물어보는 정도다.
대표적인 증상은 최근에 있었던 일이나 금방 했던 일을 잊어버리는 단기기억력 저하다. 예전에는 잘 해냈던 일을 갑자기 하기 어렵고 계산 실수가 잦아지는 현상으로 차 키를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안 나는 정도가 이에 해당된다.
청담튼튼병원 뇌신경센터 김호정 원장은 “많은 이들이 건망증이 심해지면 치매로 이행된다고 생각하지만 건망증만으로 치매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단 치매 전단계라고 불리는 치매의 싹과 건망증 간 감별이 어렵기 때문에 50대 이후부터는 치매의 싹이 자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매와 건망증, 경도인지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두뇌활동과 함께 치매의 싹을 미리 감별해낼 수 있는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50대 이후 뇌졸중위험인자에 해당되거나 최근 들어 길을 잘 잃어버리고 운전할 때 거리측정이 어려워 사고가 나는 등 예전에 비해 기억력은 물론 인지기능장애까지 동반된다면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매 역시 초기·중기·말기로 나눠지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된다면 약물치료 등으로 완치에 가까운 치료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치매 중에는 완치가능한 치매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완치할 수도 있다.
또 생활습관으로는 종이 문이나 잡지를 읽으면서 두뇌활동을 지속시키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으로 글을 읽거나 게임을 하는 것은 단지 후두엽 부위에만 자극을 주는 단편적인 자극에 지나지 않아 도움이 안 된다. 측두엽이나 전두엽을 운동시킬 수 있는 고기능적인 두뇌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최근 병원을 찾아오는 건망증환자 중 30대 남성이 급증했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과 스트레스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뇌를 좀 더 편안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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